<편집자 주>

 

지난 2월 21일 대법원(재판장 대법원장 김명수, 주심 대법관 박상옥)은 일반육체노동을 하는 사람 또는 육체노동을 주로 생계활동으로 하는 사람의 가동연한에 관하여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는 1989년 12월 26일 대법원 판결(선고 88다카16867) 이후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보던 판단을 30년 만에 5년 늘린 것입니다.

 


<대법원 보도자료>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한 대법원의 새로운 판단은 보험업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증가된 가동연한만큼 보험금 지급이 증가합니다. 이는 손해율차손을 발생시켜 보험사의 수익악화 및 보험료 증가로 이어집니다. 대법원 결정 이후 수많은 보도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증가를 언급합니다. 자동차보험에서 상실수익액 계산은 라이프니츠 계수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증가는 자동차보험에만 영향을 주진 않습니다. 쉽게 말해 교통사고로만 신체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체피해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교통사고를 제외하더라고 화재 및 기타 상해사고로 죽거나 다치거나 그리고 후유장애를 입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상실수익액 계산은 호프만 계수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증가는 모든 배상책임 보험에 영향을 줍니다.

 

인스토리얼은 현재 「화재보험 사용설명서」의 출판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정철오 인스토리얼 자문 손해사정사는 신체 및 재물 손해사정자격증을 모두 보유한 전문가입니다. 화재보험의 여러 배상책임은 타인의 신체피해를 담보합니다. 따라서 화재사고 시 재물뿐만 아니라 신체에 대한 손해사정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인스토리얼은 각 보험 종목에 알맞는 전문가와 협업하여 콘텐츠 및 책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이 각종 배상책임 보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철오 손해사정사의 글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 증가와 지급보험금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稼動年限)이란 ‘몇 살까지 육체노동을 할 수 있는가’를 뜻하는 법률용어입니다. 보통 이런 용어는 기계 등에 사용하지 농담이 아닌 이상 일상에서 사람에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용어 하나만 살펴보더라도 법이 그 속성상 얼마나 보수적이고 변하기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육체노동자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1989년 55세에서 60세로 변경된 이후 30년만인 2019년 현재 60세에서 65세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가동연한이라는 법률용어도 변경되었으면 합니다.

 

현재 판례로도 의사, 약사는 65세 그리고 변호사 목사는 70세까지 일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육체노동자에게 적용하는 가동연한도 65세로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동연한의 증가가 보험업계에 중요한 이유는 지급 보험금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이 65세로 늘어나는 것은 자동차보험의 손해배상책임과 개인 또는 기업의 일상적인 활동 또는 소유, 사용, 관리하고 있는 재물로 말미암아 우연한 사고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서 발생한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는 일반배상책임에 영향을 줍니다. 일반배상책임보험에는 일상생활배상책임, 영업배상책임, 화재배생책임, 시설소유자관리배상책임, 임대인(임차인)배상책임, 생산물 배상책임 등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가동연한 증가는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모든 배상책임보험에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이 영향은 타인을 위한 배상책임보험에 적용되고 자기를 위한 보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단, 자동차보험의 특별약관 자동차상해는 자기를 위한 보험입니다. 하지만 해당 약관의 지급보험금 계산에서 실제손해액을 계산할 때 타인을 위한 배상책임약관인 대인배상의 지급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자기신체사고와 자동차상해도 가동연한 증가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는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도 동일합니다.)

 

배상책임보험에서 신체상 손해를 입어 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에는 청구항목에 ‘일실수입’이 포함됩니다. 일실수입이란 사고가 없었다면 계속 노동하여 얻을 수 있었을 수입을 산정하는 것입니다. (일실수입이란 용어는 보험약관을 보시는 분들에게 낯설 수 있습니다. 약관에서는 ‘상실수익액’이란 용어를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법원판결에서는 일실수익이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몇 살까지 일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중요해집니다. 60세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판단과 5년이 증가한 65세까지 일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손해배상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을 할 수 있는 연령을 높게 볼수록 일실수입 역시 비례하여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어렵게 말하면 배상책임보험의 지급보험금이 늘어나면, 수지상등의 원칙에 따라 보험료가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수지상등의 원칙은 보험계약에서 장래 수입이 될 순보험료의 현재가치 총익이 장래 지출해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지 총액과 같게 하는 것을 뜻합니다.


<DB손해보험 자동차보험 보통약관 별표>

 

 


<인스토리얼 자동차보험 컨설팅 세트>

 

쉬운 이해를 위해 교통사고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60세 미만인 모든 사람이 중앙 분리대를 단독으로 충돌하여 사망 했을 경우 사망보험금이 계산됩니다. 이 때 장례비와 위자료는 각 5,000,000원 및 80,000,000원으로 동일합니다. 하지만 상실수익액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계산된 사망보험금은 달라집니다.

 

상실수익액을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은 현재 나이와 소득입니다.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은 피해자가 정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일용직, 무직, 학생, 어린이, 주부 등일 경우에 적용됩니다. 따라서 현 나이는 가동연한을 기준으로 얼마나 더 일할 수 있는지를 결정합니다. 또한 현 소득을 알아야 가동연한까지 벌어들일 금액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의 현재 나이와 소득이 다르기 때문에 상실수익액이 달리지고 결론적으로 사망보험금이 다르게 계산됩니다. 육체노동차의 가동연한이 증가하면 현재 나이를 기준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상실수익액이 증가합니다. 이는 지급보험금의 증가로 이어지고 손해율 악화 및 보험료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약관 및 법원에서 상실수익액 또는 일실수입을 계산해야 합니다. 이 때 사고 시점부터 남은 가동연한까지의 장래소득을 현재의 소득으로 환산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자를 공제해야 합니다. 상실수익액 또는 일실수입 계산에서 이자를 공제하는 방식에 따라 라이프니츠 계수와 호프만 계수를 사용합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에서만 복리의 중간 이자 공제인 라이프니츠 계수를 사용합니다. 나머지 배상책임보험과 모든 손해배상 소송에서는 단리의 중간이자 공제인 호프만 계수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가동연한의 증가는 모든 배상책임보험에 영향을 줍니다.

 

□ 호프만계수 및 라이프니츠 계수

 

장래의 소득을 사고 시점을 기준으로 일시적 금액으로 환산할 때는 장래의 기간에 대하여 이자의 공제가 필요합니다. 이를 중간 이자 공제라고 합니다. 실제 이를 계산하는 것은 번거롭고 복잡하기 때문에 그 기간에 대해 미리 이자를 공제해둔 수치를 호프만 계수 또는 라이프니츠 계수라고 합니다. 호프만 계수는 단리의 중간 이자 공제를 한 수치입니다. 반면 라이프니츠 계수는 복리의 중간 이자 공제를 한 수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