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비교견적’이란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일부 보험 설계사는 명함에 ‘~개 손해보험사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가능’을 적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비교가 아니라 보험료에 대한 비교를 뜻합니다. 가격 비교는 동일한 품질을 전제합니다. 하지만 보험은 같은 상품에 가입하더라도 설계에 따라 전혀 다른 상품이 됩니다. 보험을 구매 한다는 것은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과정을 거친 담보 구성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물론 자동차보험이 동일하다면 비교견적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은 모두 다릅니다. 2018년 현재 대한민국에는 총 11개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을 운영합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만 살펴봐도 동일한 약관은 없습니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비교견적은 불가능합니다.

 

 

 

자동차보험은 모두 다른데 보험료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편법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보험의 설계 값을 동일하게 고정하는 것입니다. 비교된 견적서를 받아보면 담보와 가입금액은 보통 아래와 같습니다.

위와 같이 담보와 가입금액을 고정하고 보험료를 비교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비교해도 차이가 납니다. 자기신체사고의 급수별 세부한도가 약관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의 자기신체사고 상해 가입금액에 따른 급수별 세부한도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삼성화재 개인용자동차보험 자기신체사고 상해 가입금액별 세부한도>

 

<현대해상 개인용자동차보험 자기신체사고 상해 가입금액별 세부한도>

 

<롯데손해보험 개인용자동차보험 자기신체사고 상해 가입금액별 세부한도>

 

우선 세 약관은 자기신체사고 가입금액 선택폭이 다릅니다. 삼성화재는 1.5천과 3천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현대해상은 세 가지(1.5천 / 3천 / 5천), 롯데손해보험은 네 가지(1.5천 / 2천 / 3천 / 5천)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입금액을 자기신체사고 상해 3천만 원으로 고정한다고 해도 급수별 세부한도에서 삼성화재와 나머지 두 약관은 차이를 보입니다.

이처럼 담보와 가입금액을 특정 기준에 고정해도 약관 세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자기신체사고를 가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자기신체사고를 선택하는 설계사가 있다면, 고객에게 저품질의 상품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매일경제, 1999년 8월 27일 – ‘2억 보상’ 자동차보험 등장>

 

원래 자동차보험은 한 종류였습니다. 지금도 동일합니다. 그런데 1999년, 한 가지만 존재하던 자동차보험이 두 개가 됩니다. 보장이 더 좋아진 ‘플러스 자동차보험’이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플러스 자동차보험과 이전 자동차보험의 차이는 지금의 자기신체사고 담보와 자동차상해 특약의 차이입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플러스 자동차보험(자동차상해 특약)이 훨씬 더 좋습니다. 1999년 두 가지로 갈라진 자동차보험은 현재 한 가지로 합쳐진 형태입니다. 지금은 자기신체사고 담보를 자동차상해 특약으로 대체 가입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자동차상해의 사망 및 후유장애 그리고 부상 가입금액 선택 폭과 최고 한도도 약관마다 차이를 보입니다. 자기신체사고 담보에 가입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대물배상 1억 또는 2억,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2억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대물배상 1억과 최고 가입가능금액 10억의 연간보험료 차이는 기명피보험자 요율 등에 따라 다르지만 2만원 내외입니다. 또한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2억과 5억의 보험료 차이는 1년에 몇 백 원 수준입니다.

쉽게 자동차보험 비교견적은 ‘위험한 설계 값을 기본으로 고정해 놓고 보험료만 비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설계 값을 고정해도 세부적 약관 차이는 발생합니다. 비교견적이 가능하다는 설계사는 자동차보험을 제대로 알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모르기 때문에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올바른 설계사는 교통사고 시 각 담보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충실하게 설명하고 안전한 보장을 권유합니다.

 

 

 

자동차보험 약관은 6개의 담보를 규정하는 보통약관과 60여개의 특약을 정하는 특별약관으로 구분됩니다. 특별약관의 손해보험사별 차이는 매우 큽니다.

상급병실특약이 존재하지 않는 약관도 있습니다. 존재하는 약관의 피보험자 범위, 상급병실기준, 사용기간, 한도가 모두 다릅니다.

대부분의 가입자가 선택하는 서비스특약도 다릅니다. 기본제공 견인거리가 다르며, 여기에 추가할 수 있는 견인거리 확대 특약의 추가 거리도 다릅니다. 또한 연간 긴급출동 최대 가능 횟수도 차이가 납니다.

다른 자동차운전담보 특약과 차량손해 특약에서 다른 자동차 정의가 다릅니다. 해당 특약을 사용할 수 있는 피보험자 범위도 다르며, 이 범위를 기명피보험자의 자녀까지 확대하는 특약의 존재 여부도 다릅니다.

아직 각 손해보험사마다 특별약관이 어떻게 다른지 0.01%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개인용 자동차보험만 보더라도 11개 손해보험사 약관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다른 것을 동일한 것처럼 비교하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이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자동차보험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비교견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설계사는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대로 된 비교는 각 손해보험사 약관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안전한 가입과 위험한 가입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계약 체결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교통사고는 올바르게 가입한 자동차보험이 처리할 수 있는데, 체결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사고처리 가능성과 상관없이 보험료만 강조합니다. 하지만 잘못 가입된 자동차보험은 매우 위험합니다. 우선 배상책임이 중심인 보험이기 때문에 해당 담보에 잘못 가입하면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앉거나 전과자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나와 내 가족의 안전도 지킬 수 없습니다.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진짜 목적은 교통사고를 제대로 처리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보험료에만 집중하지 말고 제대로 된 설계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잘못된 자동차보험은 가입한 사람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불행하게 만듭니다. 교통사고라는 비극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