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무엇이든 만든 사람이 그것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보험도 동일합니다. 보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보험 상품을 만들고 위험률에 따라 보험료를 정하는 보험계리사입니다. 특히 여러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된 보험료 구조에 대해서는 계리사가 아니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인 계리자격증을 보유한 자를 보험계리사라 부릅니다. 하지만 보험 상품을 만들어본 실무 경험을 갖춘 계리사는 흔치 않습니다. 인스토리얼 오명진 자문 계리사는 DB손해보험 장기상품개발팀에서 다양한 보험 상품을 직접 만든 경험과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P2P 보험 다다익선 대표로 세상에 없던 새로운 보험을 지속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오명진 계리사의 비밀노트를 통해 각 보험 종목의 보험료 구조를 살펴볼 예정입니다. 보험료는 소비자와 설계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보험의 구성요소입니다. 이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실력 있는 설계사가 되는 지름길이며,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시작입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보험종목은 실손의료보험입니다. ‘민간건강보험’,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3,200만 명(17년, 금융위원회 자료)에 이릅니다. 또한 매번 갱신시기(5년, 3년, 1년)마다 보험료 인상을 두고 소비자 불만이 많습니다. 하지만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설계사는 매우 적습니다.

2019년 봄이 되면, 한국보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절판 마감(2013년 3월)에서 체결된 3년 갱신, 100세 만기 실손의료보험의 2회 차 갱신 시기가 도래합니다. 또한 2017년 4월에는 금융위원회가 직접 이름을 붙인 ‘착한실손’이 출시되었습니다. 그 이전 실손의료보험이 나쁘다는 건지 혹은 착하지 않다는 건지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자기부담금 사수를 위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의견과 보험료 인상 위험 때문에 ‘착한실손으로 전환이 맞다’는 의견이 충돌 중에 있습니다.

근거 없고 의미 없는 말의 향연은 설계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습니다. 오명진 계리사의 비밀노트 첫 장을 함께 펼치며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구조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실손의료보험은 실손의료비, 실비, 의료실비 등 다양한 용어로 지칭됩니다. 해당 콘텐츠에서는 2017년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으로 용어를 통일하여 사용함을 미리 밝힙니다.

 


 

2009년은 손해보험사 상품개발팀에서 근무하던 저에게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기억됩니다. 그 해 국내 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실손의료보험의 표준화였습니다. 10월 손해보험 및 생명보험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시행을 두고 2~3회에 걸친 상품부서의 요율 개정과 전산부서, 심사부서의 설계 반영을 위한 작업으로 낮과 밤의 구분이 없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특히 영업 현장에서는 ‘실손의료비 1억, 본인부담 의료비 0% 가입의 마지막 기회’라며, 절판 마케팅이 대대적으로 전개되어 각 보험사마다 실적 경쟁이 극에 달했습니다. 모 손해보험사에서는 더 이상 생명보험사가 가입시킬 실손의료보험이 없도록 ‘씨를 말려버리자’는 말까지 나돌며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습니다. 짧은 시간 많은 계약이 체결되다 보니 불완전판매 건수가 상당했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 손해보험사 대표가 해임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습니다.

제가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시기의 기억을 다시 불러온 것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은 아닙니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보험’이라 불릴 정도로 대다수의 소비자가 가입하고 있는 보험입니다. 그런데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이후 모든 보험사의 약관 내용은 물론 보험기간(만기), 갱신주기 등 상품 운용방식이 표준약관에 근거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갱신 때마다 인상된 보험료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반복됩니다. ‘끊이지 않는 소비자 불만은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 그리고 ‘불만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설계사가 언제까지 관련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를 떠안고 있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현상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여, ‘불만을 신뢰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합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중 매년 약 10%가 해당 보험을 해지합니다. 이유는 ‘보험료 부담’ 또는 ‘의료 이용이 적어 납입 보험료에 대한 아까움’ 정도로 정리됩니다. 하지만 실제 민원과 해지의 원인은 갱신 도래 시기 인상된 ‘보험료’로 수렴됩니다. 보험사마다 보험료 차이는 존재하지만 ‘40세, 남자, 상해 1급’ 기준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료 수준은 월 15,000원 내외입니다.(1년 갱신, 선택형Ⅱ, 기본형 및 특약형 모두 가입, 가입금액 최대)

물론 고객마다 보험료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 경우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금에 비해 월 15,000원, 연간 180,000원의 보험료를 비싸다고 인식하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발생하는 보험료에 대한 불만 및 민원 그리고 해지의 원인은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구조와 갱신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실손의료보험을 설계하는 설계사가 먼저 해당 보험의 보험료 구조와 갱신방식 더 나아가 위험률 조정의 원리까지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 불만은 줄이고 신뢰받는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실손의료보험료 산출요소가 어떻게 구성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판매 중인 실손의료보험은 기본형 담보 6개(상해 입원 / 외래 / 약제, 질병 입원 / 외래 / 약제)와 특약형 담보 3개(비급여 도수 / 주사 / 자기공명)로 구성됩니다.

각 담보는 모든 보험사가 15년 만기 재가입, 1년 갱신으로 동일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산출 요소>

 

위 그림에서처럼 담보별로 상해(직업)급수, 성별, 연령, 가입금액, 본인부담의료비 보상비율 및 자기부담금 공제액(표준형/선택형Ⅱ)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며, 0세부터 100세까지 운영을 가정할 경우 약 14,700여 개의 각기 다른 보험료로 구성됩니다. 일반적으로 연령(저연령 제외), 상해급수, 가입금액이 높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며, 보상비율 및 자기부담금 공제액 측면에서 보다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선택형Ⅱ가 표준형에 비해 비쌉니다.

그렇다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산출요소의 변경에 따라 얼마만큼의 보험료가 증감하는지 그리고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설계는 과연 어떤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분석을 위한 지표로 2018년 현재 판매 중인 실손의료보험을 기준으로 보험료 민감도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보험료 민감도란 위 그림에서와 같이 보험료를 구성하는 ①플랜(표준형/선택형Ⅱ) ②담보구성(기본형 or 기본형+특약형) ③가입금액 ④상해급수 ⑤성별 ⑥연령 6가지 요소에 따라 보험료가 얼마나 변하는지에 대한 지표로 정의됩니다.

편의를 위해 특정 손해보험사의 실손의료보험(1804)의 보험료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기준보험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며, 정의된 보험료 산출요소를 기준으로 요소별 변화에 따른 보험료 민감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위 그럼에서 살펴볼 수 있듯 ②담보구성(기본형 or 기본형+특약형) ⑤성별 ⑥연령에 따른 보험료 민감도가 크며, ①플랜(표준형/선택형Ⅱ) ③가입금액 ④상해급수에 따른 보험료 민감도는 앞 3요소에 비해 크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출 요소별 보험료 민감도>

 

그런데 여기서 꼭 언급해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6개의 산출요소 중에 설계 시 보험료를 조절할 수 있는 요소와 고정된 요소를 구분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고객 의사에 의해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는 요소는 위 그림의 위쪽 부분인 ①플랜(표준형/선택형Ⅱ) ②담보구성(기본형 or 기본형+특약형) ③가입금액입니다. 그 중에서도 ①플랜(표준형/선택형Ⅱ) ③가입금액은 민감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보험료를 절감했다’고 체감할 수 있는 요소는 오직 ②담보구성(기본형 or 기본형+특약형)이 유일합니다. 쉽게 특약형을 제외한 기본형으로 가입하는 소비자의 의사결정만이 보험료 절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②담보구성(기본형 or 기본형+특약형) 이외 보험료 민감도가 크다고 할 수 있는 영역은 위 그림의 아래쪽에 배치된 것(⑤성별 ⑥연령)으로 모두 소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미 결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는 요소입니다.

2018년 현재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특약형을 제외한 기본형만을 가입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요소는 보험료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고객이 선택할 수 없는 요소임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민감도가 큰 ⑤성별 ⑥연령으로 인해 보험료가 비싼 것은 소비자 본인도 설계사도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이미 결정되어 선택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편집자 주>

이어지는 콘텐츠에서는 실손의료보험 갱신 구조에 대해 살펴볼 예정입니다. 특정 갱신 주기마다 예상했던 보험료보다 왜 더 큰 폭으로 인상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약 당시 갱신담보 예상인상률을 상회하는 실제 갱신 보험료 인상의 원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연재 콘텐츠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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