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모든 자동차 소유자에게 자동차보험 가입을 강제합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지며, 미가입 상태로 운행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자동차 소유자가 보험 가입을 귀찮게 여기고 보험료를 아까워합니다. 그런데 자동차보험 가입이 의무인 이유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법에서는 대인배상 Ⅰ과 대물배상 2,000만 원 가입을 강제합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래도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만약 자동차보험 가입을 강제하지 않을 경우 이조차도 가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도로상에 보험 미가입 자동차가 많으면 교통사고 피해자의 고통은 배가됩니다. 가해자의 배상능력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막막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은 배상책임 담보의 가입을 강제하여 피해자의 최소한의 구호를 도모합니다.

하지만 대인배상Ⅰ과 대물배상 2,000만 원으로 사고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대인배상Ⅰ의 경우 사망 최대 처리 한도는 1.5억입니다. 후유장애와 부상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1~14급 급수에 따른 세부 한도 적용을 받습니다. 만약 피해자가 30세 남성이고 현재 소득이 300만 원일 경우 정년을 60세로 가정했을 때 약관 기준으로 계산된 사망보험금은 약 5억 내외입니다. 대인배상Ⅰ으로 사고를 처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물배상 2,000만 원도 동일합니다. 고가의 수입 자동차가 증가하고 값비싼 적재물을 운송 중인 화물차와의 사고, 건물 돌진 사고 등을 생각할 때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대물배상 규모로는 위험합니다. 책임보험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사실보다는 어떻게 가입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운전 중 A 과실로 타인의 신체 및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A는 피해자인 타인에 대해 민사적 책임이 발생합니다. 쉽게 타인의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해줘야 합니다.

A가 운전 중 행인 B를 충격하여 사망한 사고
약관상 계산된 B의 사망보험금 4억
A가 운전한 피보험자동차는 책임보험만 가입

  위 사고에서 형사적 및 행정적 책임을 제외하고 민사적 책임만 살펴보겠습니다. 만약 A가 운전한 피보험자동차가 대인배상Ⅱ에 무한으로 가입하고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운전자의 사고일 경우에는 민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B의 사망보험금 4억은 A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Ⅰ에서 1.5억이 처리되고 대인배상Ⅱ에서 나머지 2.5억이 처리됩니다. 원래 사망 피해자인 B의 유가족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A에게 있으나 자동차보험이 이를 처리합니다. 결론적으로 B에 대한 A의 손해배상 책임을 자동차보험이 대신 짊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사고 예에서 A가 운전한 피보험자동차는 책임보험만 가입한 상태로 대인배상Ⅰ에서 1.5억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2.5억에 대해서는 A가 온전히 책임져야 합니다. 이 경우 A가 충분한 배상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억 단위의 돈을 쉽게 마련할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습니다. 가해자의 배상능력이 없다고 손해배상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 B의 유가족은 분명 가해자 A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것입니다.

 

 

B의 유가족 입장에서 배상능력도 없고 책임보험만 가입한 A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힘이 듭니다. 하지만 만약 사망자 B가 생전에 본인의 자동차보험에 ‘무보험 자동차에 의한 상해’ 가입 금액 5억에 가입했다면, 사고 처리 방법 및 소송의 주체가 달라집니다.

피해자 B의 유가족 입장에선 가해자 A가 운전한 피보험자동차가 가입한 대인배상Ⅰ에서 처리할 수 없는 2.5억에 대해, B가 가입했던 자동차보험의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를 사용하여 처리 받을 수 있습니다. B의 유가족 입장에서는 손쉽게 피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B가 가입한 보험사 입장에서는 쉽게 ‘나가지 않아도 되는 보험금이 지급된 것’입니다. B의 사망 피해에 대한 보험금은 원래 A가 배상해야 하지만 책임보험에만 가입한 A의 잘못으로 B의 보험사가 피해액의 일부를 대신 짊어진 것입니다.

 

<DB손해보험 개인용 자동차보험 약관 – 보험회사의 대위>

 

이때 B의 보험사는 B의 유가족에게 사망보험금 일부를 지급하고 대위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쉽게 가해자 A가 B의 유가족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금의 일부를 B의 보험사가 지급했습니다. 따라서 B 보험사는 지급한 손해배상금 범위에서 B의 유가족이 가해자 A에 대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 권리를 취득하게 됩니다. 이후 B의 보험사는 대위권을 사용하여 가해자 A에게 2.5억에 대한 구상소송을 진행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해자 A는 이제 B의 보험사를 상대해야 합니다.

 

 

책임보험 가입뿐만 아니라 한정특약 위반 사고는 더 위험합니다. 부부한정 만 35세 이상으로 가입한 경우 운전자는 기명피보험자와 그 약관상 배우자 그리고 둘 중 어린 사람의 사고 당시 법정 만 나이가 35세를 넘어야 합니다. 만약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대인배상Ⅰ만 작동합니다. 대물배상 2,000만 원도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이 경우에도 피해자가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혹은 ‘자기차량손해’ 등을 사용할 경우 피해자의 보험사는 대위권을 행사하여 구상소송을 진행합니다. 가해자는 형사책임을 짊어지는 것과 함께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최근 인터넷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율의 증가로 책임보험을 가입하거나 한정특약에 잘못 가입하여 운전자 한정특약을 위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만기를 잊어버려 보험 미가입 상태로 운행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합니다. 따라서 자동차보험 가입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