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癌) 진단을 위해서는 동네 내과가 아니라 대학병원 이상의 큰 병원을 방문해야합니다. 큰 병원에서 진단 받기 위한 과정도 문제이지만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 확정 까지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간혹 잘못된 진단으로 인해 건강한 사람이 암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암을 늦게 발견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어찌 되었건 몸속에 자리한 악성종양은 의사 진단에 의해 암으로 확정됩니다. 이렇게 의사에 의해 확정된 암 진단은 보험 약관에서 말하는 암 진단에 해당됩니다.

 

그런데 최근 암이나 당뇨 등 특정 질병의 진단기술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과거 새로운 진단 기술이 등장하면, ‘간편-정확-신속’ 중 하나를 놓쳤습니다. 간편하고 신속하면 정확도가 떨어지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검사가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관련 기술 발전을 살펴보면 세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킵니다. 기사를 통해 이를 확인해 보겠습니다.

위 기사는 호흡으로 암 진단이 가능한 센서개발 소식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은 2년 전 당시 일본 연구팀이 사람의 호흡을 통해 암을 진단하는 센서를 개발하였고 오는 2022년 까지 실용한다는 계획입니다. 게다가 이 센서는 암뿐만 아니라 당뇨병까지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췌장암은 예후가 좋지 않은 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췌장이란 장기는 매우 작으며 우리 몸속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췌장암 진단은 일반적으로 경과가 상당히 진행된 이후 발견되어 치료를 해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입니다. 위 기사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장착 후 망막을 촬영하면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소개합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여 실험한 결과 96.8% 정확성으로 췌장암 진단을 성공했습니다.

 

살펴본 기사를 포함하여 새로운 질병 진단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거 질병 진단에는 ‘병원과 의사’가 반드시 존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상용화될 최신 진단 기술은 환자 스스로 질병을 진단하는 ‘자가진단’의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간편-정확-신속’과 더불어 병원에서 의사를 통하지 않고서도 진단이 가능한 시대가 올 예정입니다.

 

 

 

살펴본 기술을 두고 재미있는 상상을 해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3년 뒤. 호흡으로 암 진단이 가능한 소형 센서가 상용화되고, 일반인 A씨는 인터넷 쇼핑으로 해당 센서를 구매하게 되는데… A씨는 배송을 받은 후 구입한 센서에 호흡을 하니 ‘암에 걸렸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때 A씨는 병원으로 가지 않고 곧장 보험사로 달려가 평소 알고 지내던 보험 설계사를 만났습니다. 그리고는 가입 가능한 암 진단비 한도를 최대로 설정한 보험에 가입합니다. 물론 암 입원일당, 수술비, 방사선치료비 등 암과 관련된 가입할 수 있는 모든 특약들에도 전부 가입합니다.

 계약이 체결되자 A씨는 담당 설계사에게 돈을 주며 이상한 말을 남겼습니다.  ‘1회 차 보험료는 납부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정이 있어 앞으로 세 달간은 직접 납부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2, 3회차의 보험료를 미리 드립니다. 계약이 실효되지 않도록 설계사님이 꼭 납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말을 남기고 사라진 A씨는 병원으로 가지 않고 산(山)으로 향합니다. 그가 산으로 향한 이유는 암과 관련된 보험계약의 면책기간이 90일이기 때문입니다. 청약일로부터 90일 이내 암 진단을 받으면 보험금 지급이 거절되기 때문에 병원이 아닌 산으로 향했던 것입니다.

 산으로 간 A씨는 좋은 공기를 마시고 약초를 캐먹으며 동쪽만 바라봅니다. 매일 해가 뜰 때마다 가져간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며 지내던 그는 어느덧 90번째 뜨는 해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산에서 내려온 A씨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암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온 후 진단서를 가지고 보험사로 달려갑니다. 보험사는 계약 후 면책기간이 지난 다음 날 바로 병원에 간 저의가 의심스러워 A씨의 동의를 받아 병원 기록 등을 조사하지만,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사항)’ 와 관련된 어떠한 위반 사항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A씨는 감액기간을 적용받아 가입한 보험으로 진단금의 50%를 지급받습니다.

 위 상상은 발전된 진단 기술이 상용화된 미래의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하면 보험사는 더 이상 진단 관련 담보를 판매할 수 없습니다. 손해율이 급증하기 때문입니다. 예측할 수 있는 사고를 담보로 보험에 가입하는 행위를 ‘역선택’이라 부릅니다. 현재 보험계약과 관련 법은 가입자의 역선택을 막기 위해 ‘계약 전 알릴 의무’를 규정합니다. 이를 위반 시 납입한 보험료를 돌려주고 계약은 해지됩니다. 하지만 등장하는 첨단 진단 기술은 계약 전 알릴 의무를 피하기에 충분합니다. 따라서 향후 질병 진단과 관련된 담보는 급속히 축소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보험사가 손해율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축소될 진단비의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과거를 살피면 향후 방향이 보입니다. 오래전 일부 보험사는 계약 전 알릴 의무에 가족력을 도입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력이란 부모나 조부모에게 발병한 질병이 대를 이어 동일하게 관찰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보통 유전적 영향과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공유하는 한 가계도에서 암, 고혈압, 당뇨 등 공통된 질병이 발병될 확률이 높습니다.

위 기사는 형평성을 이유로 계약 전 알릴 의무를 통한 가입 심사에 가족력을 도입했던 것을 폐지한다는 내용을 전합니다. 하지만 향후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자가진단’이 가능해진다면, 모든 보험사는 역선택 위험에 동시에 노출됩니다. 이 경우 고지사항에 가족력을 재도입하여 손해율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몇 년 전 ‘스테이지 암보험’이 출시되었지만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 판매가 중지된 사례가 있습니다.

스테이지 암보험은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해서 지급하는 구조의 상품을 의미합니다. 이 상품이 외면받은 이유는 당시 암 진행 정도에 상관없이 보험금을 지급하는 다른 보험사의 상품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쉽게말하면 암 1기든 말기든 가입 금액 전액을 지급하는 상품이 존재하는데, 진행 정도에 따라 차등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암보험은 당연히 경쟁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진단 기술의 발전으로 손해율이 급등한다면, 모든 보험사가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암보험 상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진단 기술의 발전은 암을 포함한 질병 관련 진단 담보의 급격한 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과거 시행된 제도와 판매했던 상품은 미래 발전된 진단기술로 진단 담보가 향할 방향을 말해줍니다. 고지사항에 가족력을 도입하거나 암 진행 정도에 따라 차등된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손해율이 방어되지 않을 경우 극단적으로 진단 담보의 폐지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향후 질병 진단 기술이 얼마나 발전되고 이 영향으로 우리의 삶이 얼마나 변할지 어느 정도 예견만 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런 기술 발전 속도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놀라울 것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하였듯 최신 진단 기술은 보험산업에도 영향을 줄 것입니다. 단지 현재 정확한 방향과 속도를 예측하기 어려울 뿐 진단 기술의 발전은 어떤 방향이든 진단비의 변화를 예고할 것입니다. 뿐만아니라 우리가 상상하던 속도를 넘어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관련 담보도 예상보단 빨리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입 후 잊고 지낸 보험 증권을 꺼내 점검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에 항상 위험에 대비 해야만 합니다. 그게 우리가 보험에 잘 가입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 여러분의 보험은 안녕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