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총 10부작 으로 이루어진 Kim’s winter letter 중 10번째 글입니다.

 

<Kim’s winter letter – 김승동>

 

#10. 빼앗긴 대면채널에도 봄은 오는가

 

To. 김진수 대표님

 

음악시장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음악을 담는 도구인 테이프나 CD는 사라졌습니다. 보험산업도 더 커질 것입니다. 다만 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는 급감할 겁니다.

 

보험산업의 규모는 성장성이 꺾였습니다

 

4차산업과 스마트폰의 발전 등으로 비대면채널이 고도화되면, 보험설계사도 사라질까요? 아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LP판, 테이프, CD로 변화할 때 가수들은 복제기술의 발전으로 더 이상 사람들이 음반을 사지 않을 것이고, 이에 음악 시장이 고사될 것이라는 우려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스마트폰으로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음악에 더 가까워 졌고 음악시장은 되레 커졌죠. 보험도 이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고, 음악을 담는 도구였던 LP판·테이프·CD는 사라졌다는 거죠. 단지 보험만 판매하는 역할에 그치는 설계사라면 LP판이나 테이프·CD처럼 될 가능성이 큽니다.

 

1950년대 6·25전쟁 직후 우리나라 경제는 규모를 따지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세계 최빈국에 속했죠. 하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엄청나게 달라졌습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죠. 선진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지난해 기준 경제규모(GDP)는 세계 12위죠.

 

보험은 가진 걸 지키려는 산업입니다. 가진 게 증가하다보니 보험산업도 성장했죠. 지난해 보험산업 규모(수입보험료 기준)는 세계 7위입니다. 경제는 S자 곡선을 그리며 성장하죠. 보험의 성장곡선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이제 급격한 성장은 나오기 힘들 겁니다. 우리나라 경제규모다 정체되어 있다면 보험산업은 경제규모에 맞게 수렴할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부터 생명보험업계는 보유계약규모가 줄고 있습니다. 보험통계 집적을 시작한 후 처음 있는 일이죠. 그리고 당분간 축소는 지속될 것입니다. 보험사들은 더 이상 규모의 경제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것입니다. 보유계약규모가 축소 의미는 신계약이 줄어 수입보험료 증가세는 감소한 반면 효력상실계약은 증가했다는 거죠. 한 마디로 보험사로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보험산업의 규모 성장은 끝났다는 거죠.

 

보험산업 규모 성장이 정체된 이유를 IFRS17에서만 찾을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IFRS17이 촉매가 됐다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의 수익성이 급감하게 된 것이며, 이에 보험사들은 보험료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 판매를 못하게 됐죠. 그리고 그 여파로 보험사의 보유계약규모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벌어지게 된 거죠.

 

설계사는 겨울잠에서 깰 수 없을 겁니다

 

대표님께 드렸던 첫 번째 편지 [#2. 보험전문 기자가 보는 보험시장]에서 40만 설계사 중 5년 이내에 10만명은 줄어들 것이라고 단언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편지 [#4. 영업도 어려운데, 수수료도 줄어들겠죠]에선 보험사가 생존하기 위해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예측했죠. 이에 보험사는 사업비 축소(소비자 환급금 증가) 명목으로 설계사 수당을 더 줄이는 동시에 분급 강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다음 편지 [#6. 프랜차이즈도 못 이기면 설계사 하지 마라]에선, IFRS17이 이런 흐름을 더 빠르게 할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8. 보랏빛 설계사가 온다]를 통해 설계력(경쟁력)을 갖춰야 사라지는 10만명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보험사들은 이제 겨울잠에 들어갈 준비를 합니다. 그것도 길고 긴 겨울잠에 들어갈 겁니다. 그간 1000조원(자산규모)이 넘게 살을 많이 찌워놨으니 이제 웅크리고 겨울이 끝나길 기다릴 겁니다. 저는 최소한 2022년까지 겨울이 이어질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봄이 된 후에야 보험사들은 잠에서 깨어 다시 살(규모)을 찌우기 위해 먹이를 찾아 나설 겁니다. 인간의 욕심이 끝이 없는 이상, 경제는 조금씩이라도 성장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경제성장에 맞춰 우리나라 보험도 성장할 것입니다. 겨울잠에서 깬 보험사가 가장 처음 먹는 것은 여름과 가을, 살을 충분히 찌우지 못해 체력이 약한 경쟁자가 될 것입니다.

 

한국 보험산업이 처음으로 겨울을 맞이하려는 지금, 체력이 좋은 보험사는 다시 보이 찾아왔을 때 더 체력이 좋아질 겁니다. 가장 힘이 세거나 가장 빨리 적응한 보험사만 살아남을 겁니다.

 

비단, 보험사뿐만이 아닙니다. 보험설계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랏빛 설계사가 되지 못하고, 설계력 없다면 겨울잠에서 깨지 못할 겁니다.

 

돈이 흘러가는 곳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죠. 당연한 것입니다. 돈은 물과 같습니다. 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흘러갑니다.

 

지금까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했던 설계사도 생존할 수 있었죠. 정보의 비대칭 때문이죠. 보험의 가격정보나 상품정보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죠. 초회보험료 대납이나 사은품을 강조했던 영업이 공존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격경쟁력으로는 생존할 수 없을 겁니다. 초회보험료 대납이나 사은품을 강조한 영업은 아무리 노력해도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설계력을 찾아갈 겁니다. 그리고 스스로 지갑을 열어 비용을 지불할 겁니다.

 

저도 기록하는 놈으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보험산업에 기대어 성장하는 기자가 겨울을 준비하며…

 

[편집자 주]

 

그동안 김진수 대표와 김승동 기자의 겨울편지를 함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편지를 끝으로 겨울편지 연재도 마무리됩니다.

편지의 내용이 겨울을 예측하고 극복하는데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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