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총 10부작 으로 이루어진 Kim’s winter letter 중 7번째 글입니다.

 

<Kim’s winter letter – 김진수>

 

#7. 겨울의 상대성

 

To. 김승동 기자

 

이번 답장은 지난 편지의 말미에 하셨던 고민에 대해 짧은 생각 몇 자 적어 보냅니다.

 

겨울의 절대성과 상대성

 

겨울은 춥습니다. 하지만 수차례 겨울을 경험하면 조금 덜 추운 혹은 더 추운 겨울이 존재합니다. 여름과 비교 겨울의 추위가 절대성이라면 반복되는 겨울마다 나름의 온도차는 상대적 차이일 것입니다. 지난 편지에서 추위를 견디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별 설계사가 ‘장인의 숙련도’를 갖춰야 함을 적어주셨습니다. 이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저의 생각을 풀어보겠습니다.

 

똑같은 추위 앞에 서 있어도 사람마다 추위를 느끼는 상대적 차이는 존재합니다. 추위에 강한 사람이 있듯 보험 산업에 예정된 위기가 방문하더라도 개별 설계사의 생존력은 큰 차이를 보일 것입니다. 과거의 소비자가 보험사를 믿고 가입했다면, 앞으로는 개별 설계사를 믿고 가입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정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대안채널이 확대될수록 개별 설계사가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능력은 차별적 경쟁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전자책이 등장한지도 오래되었지만 서점에 방문해보면 인쇄된 책의 종류와 양에 압도당합니다. 대안채널이 점차 확대되더라도 소비자를 장악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설계사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별 설계사의 능력 차이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채널에 대체되는 설계사와 생존하여 본인의 영향력을 더욱 넓이는 설계사로 양분될 조짐이 보입니다. 따라서 개별 설계사는 스스로 ‘대체 가능한 존재’인지 혹은 ‘대체 불가능한 존재’인지 소비자 입장에서 반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존재

 

부동산 중개 어플리케이션이 넘쳐나고 있지만 동네 골목마다 공인중개사무실도 넘쳐납니다. 그런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어플리케이션에 대체되어 소득이 감소한 공인중개사와 경쟁력으로 승부하여 대체되지 않고 더 큰 소득을 올리는 공인중개사가 공존합니다. 공존기가 끝나면 누군가는 사라지고 그 자리는 살아남은 존재의 몫이 될 것입니다.

 

보험설계사도 이와 동일한 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설계사만 살아남아 망해버린 설계사의 고아 고객까지 흡수할 것입니다. 여러 조짐을 살펴보면 설계사 간 빈익빈 부익부가 본격화 될 전망입니다.

 

최근 전통적 대면채널의 전망을 흐리게 만드는 기운이 많이 감지됩니다. IFRS17이란 제도가 1년 유예되었지만 이로 인해 추위는 더 길어질 뿐 겨울이 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요를 담당할 소비자가 대체채널의 중개방식에 호기심을 느끼는 점입니다. 물론 한국 보험 소비자가 느끼는 거부감의 책임이 설계사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설계사의 책임도 상당부분 존재합니다. 물론 보험사의 영업방향에 따라 움직인 부분이기 때문에 진짜 잘못은 그들에게 있지만 소비자가 대면하는 존재는 설계사 그 자체입니다.

 

정말 전문성을 갖춘 성실한 설계사도 존재하지만 수수료를 위한 계약, 고객을 돈으로 보는 시각, 팔면 끝이란 생각을 품은 설계사도 다수입니다. 지난 편지에서 언급한 GA채널도 품은 장점을 높은 수수료와 임차지원금에 팔아버린 셈이니 안타까움이 큽니다. 지금 과실의 지분을 따지는 것은 의미 없습니다. 일반인에게 보험은 반드시 필요하고, 그들이 기존 채널의 중개 방식에 지쳐있음이 중요합니다. 이대로라면 설계사란 존재는 대체되어 상당수가 소멸할 것입니다. 따라서 기본으로 돌아가서 대면채널의 대체 불가능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설계에 집중해야 할 때

 

보험설계사는 말 그대로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상당수의 설계사가 설계된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으로 전락한 상태입니다. 설계 매니저에게 설계를 맡겨버리거나 보험사가 출력해서 준 표준 설계를 그대로 베끼고, 심지어 계약을 팔아버리는 일도 흔합니다. ‘수 십 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함’을 자랑스럽게 언급하지만 절대 다수의 비교는 약관과 보장범위가 아닌 보험료 비교로 흘러버립니다. 암 진단비만 살펴도 암 종의 분류, 납입면제 조건, 면책 및 감액기간의 차이, 사망 등 연계비, 인수조건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보험료만 비교하는 행위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시간에도 대리설계, 경유계약, 가격비교의 망령은 대면채널의 배회하며 소비자의 거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일부라고 믿고 싶은 설계사 중 일부는 ‘지금까지 다들 그렇게 해 왔는데, 무슨 문제인가’라고 반문할지 모릅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면채널만 보험 상품을 중개할 수 있을 때는 싫어도 설계사를 만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험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보험 상품은 그 특성상 설계의 문제점이 사고 이후에 발견됩니다. 따라서 수수료 지급이 완료된 수많은 고아계약은 금융감독원에 민원의 형태로 전달되어도 ‘책임질 사람의 부재’로 묻혀버립니다. 이 불만이 쌓이고 쌓여 ‘보험 또는 보험설계사’라고 하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소비자가 넘칩니다. 이들은 언제든 대체 채널로 눈을 돌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긴 겨울을 극복하고 봄을 맞이하는 방법은 설계사로 돌아가는 일입니다. 보험료가 보험금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설계’입니다. 설계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상품도 소비자를 만날 수 없고, 설계가 잘못되면 사고를 처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험료의 가치는 설계에 따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설계를 하지 않는 혹은 하지 못하는 가짜 설계사가 너무 많고, 천편일률적 설계가 보험료만으로 비교되고 있습니다. 고객이 진짜 원하는 것은 사고 후 제대로 된 사고 처리입니다. 또한 사고까지 계약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설계’와 이를 담당하는 사람인 설계사의 책임과 역할은 막중합니다. 물론 설계의 수준은 관계 맺은 고객이 만족할 수준입니다. 만족의 시점은 체결이 아닌 사고 처리 후가 되어야 합니다.

 

최근 어려워진 영업환경으로 인해 설계사를 대상으로 한 세금, 노무, 정책지원금 등 설계 이외 영역에 대한 강의가 많아지고 수강자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자님께서 이전 편지에 식당의 예를 들어주셔서 이제 맞춰 한 마디 하면, 식당에 손님이 몰리는 본질은 ‘맛’입니다. 식당을 방문하는 주체인 고객이 원하는 것은 ‘맛있는 음식’이지 화려한 인테리어 등은 부차적 문제입니다. 맛집은 항상 한 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으로 붐비지만, 그 반대편에는 임대료도 내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이들의 핵심적 차이는 ‘맛’이지 주인의 성실한 세금납부, 상호의 특이성, 종업원의 최저임금 지급여부 등이 아닙니다.

 

소비자가 설계사에게 원하는 것도 제대로 된 보험 설계입니다. 설계사 전체 평균이 노무사, 변호사, 세무사보다 노무, 법무, 세무를 잘 할 수 없습니다. 잘하는 것은 더 잘해야 인정받고 부족한 부분은 진짜 전문가의 조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설계사는 설계는 방치하고 고객을 현혹하기 위한 부차적인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 겨울을 견딜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물론 향후 설계는 AI(인공지능)이 더 잘할 것입니다. 인공지능이 바둑을 더 잘 두는 시대입니다. 보험 설계의 경우의 수는 바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습니다. 향후 인공지능이 설계를 대신할 때 설계사는 기술이 대체하지 못하는 곳으로 또 발전해야 합니다. 고객 관리력이나 제안능력 등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고민하기 전 기본 중에 기본인 설계를 제대로 하자고 설계사를 설득하는 상태가 지금, 여기 대면채널의 현실입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설계사가 긴 겨울을 이겨내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길 기원합니다.

 

From.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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